특수학교에서 비장애인 교장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상습적으로 불법 주차를 한다는 제보가 YTN에 들어왔습니다.
장애인 편의를 위해 마련된 시설을 장애인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장조차도 지키지 않는 현실, 장애인의 날인 오늘 되짚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제보는 Y', 박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부평구의 특수학교 입구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흰색 외제차 한 대가 들어섭니다.
차를 세운 뒤 곧장 학교 안으로 들어간 운전자는 장애인이 아닙니다.
이 학교 교장입니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말곤 주차할 데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바로 옆 일반 주차 구역에 여러 칸이 비어 있고, 학교 안에는 주차타워까지 마련돼 있습니다.
교장이 정문 앞에 차만 대놓고 훌쩍 떠나면서 학교 직원들만 일이 늘었습니다.
자칫 대형 통학버스와 부딪칠 우려가 있어서, 학생들의 등교 시간에 맞춰 교장 차를 주차타워로 옮겨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학교 행정실장 : 교장 선생님 운전이 미숙해서 주차 타워가 좁아요. 차가 크기 때문에 들어가다가 파손 우려가 있어서 다른 사람이 주차를 해주는….]
이런 식의 주차를 수년째 계속해 온 것으로 전해진 교장은 이유를 묻자 ,
[교장 : (왜 거기에 대신 거에요?) 무슨 말씀 하시는지 잘 모르겠는데….]
즉답을 피하며 자리를 떠났습니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장애인이 좀 더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하려고 설치한 겁니다.
그래서 보통 주차구역보다 면적을 넓게 잡고, 출입구와 가까운 곳에 둡니다.
하지만 장애인 학생을 가르치는 특수학교의 교장조차 법규를 지키지 않을 정도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불법 주정차는 좀체 줄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만 34만 건 넘게 적발돼, 과태료 310억여 원이 부과됐습니다.
[전지혜 /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대중교통을 탈 수가 없어서요. 자차 이동을 하시는 경우가 많고…. 현재 마련된 곳에 이제 불법 주차가 성행하게 되면서 장애인분들의 실질적 이용에는 제약이 많은 상황이에요.]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언제, 어디든 마음껏 갈 수 있게 하라는 요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이미 만들어둔 제도마저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때입니다.
YTN 박정현입니다.
※ '당신의 제보가 ... (중략)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촬영기자 : 이근혁
그래픽 : 권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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